책생각

대항해 시대 - 주경철

칼없으마 2012. 6. 4. 09:06

15~16세기 근대화 과정에서 유럽 등 서양이 동양을 식민지화해가는 과정에 대하여, 기득권자의 입장이 아니라, 피 지배자의 입장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보고자 한 책이다. 일전에 독파하였던 총,균,쇠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시각은 정반대이며 총,균,쇠에서 서양의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지배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한 이유를 환경적인 요인으로 분석하여 힘의 불균형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지배자의 입장에서 당위성에 대한 논조로 해설하였던 반면, 본 책에서는 다소 상반된 입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만 설명한다면 동양이 서양보다 더 빨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6세기 빠른 서양이 제국주의 입장에서 동양을 빠르게 식민지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폭력성, 비도덕성 등의 관점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동양에서는 실리보다는 대의나 명분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기술이나 물질 중심의 유럽인의 사고방식과는 너무나 상이하였고, 이에 대한 유럽인의 이해 없이 초기에 유럽과 동양이 부딪히는 과정에서의 힘의 균형이 누구에게 기울어질 것인지는 불보듯 뻔한 사실일 것이다.
물론 이 책 자체가 세계화(Globalization)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기술했기 때문이기는 하나, 세계화 및 신자유주의에 대한 적정한 비판적인 인식은 과당 경쟁이나 공정성 등의 폐해 등 여러가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지금 현재는 미국과 중국 2개의 축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Orientalism의 재부활이 세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 만큼, 현재 서양 중심의 가치관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듯 하다.
굴드의 책 '풀하우스'에서 처럼 우리는 다윈의 적자생존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럽이 적자이기 때문에 생존하였고, 인디언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은 수없이 변화되고 또 수많은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그 환경과 우연성이 마침 잘 맞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뿐, 환경에 살아남았다고 해서 우월한 인종은 절대 아닌 것이다.